요즘 나는 하루의 상당 부분을 대장동 사건 관련 자료를 읽는 데 쓰고 있다. 뉴스를 보면 이미 결론이 내려진 이야기처럼 흘러가지만, 정작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거의 설명되지 않는다. 제목은 강하고 단정적인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서로 인용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기사보다 원자료를 먼저 보려고 한다. 최소한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무엇이 해석인지 구분하지 않으면 이 사안을 이해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일간베스트를 포함한 우파 성향 커뮤니티에서 형성되는 여론은 단순한 의견 표출의 수준을 넘어서 있다. 의혹은 곧 단죄가 되고, 의문은 바로 범죄로 전환된다. 구조나 제도에 대한 설명은 필요 없고, 특정 이름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분위기다. 처음에는 그저 과장된 온라인 반응 정도로 생각했지만, 그 내용이 다시 기사로, 방송 패널의 발언으로, 그리고 일상 대화로 번지는 과정을 보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나는 성남시 시절의 개발 사업 구조부터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기존 민간 개발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그 과정에서 공공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익은 어디로 흘러갔는지부터 확인했다. 그리고 대장동 사업에서 달라진 지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비교했다. 확정 이익이라는 개념이 왜 등장했는지, 공공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두려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자료를 통해 정리했다.
자료를 보면 단순히 흑백으로 나눌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절차상 논란의 여지는 존재하지만, 동시에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시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맥락은 거의 이야기되지 않는다. 대신 모든 복잡한 구조는 지워지고, 모든 책임은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 나는 이 지점이 가장 불편했다. 비판이 아니라 희생양 만들기에 가깝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이런 생각을 글로 정리해 올리면 반응은 예상보다 거칠다. 내용에 대한 반박은 드물고, 의도에 대한 공격이 먼저 온다. “왜 감싸냐”, “얼마 받았냐” 같은 말들이 순식간에 따라붙는다. 일간베스트 쪽에서는 아예 대화를 시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조롱과 혐오가 목적처럼 보인다. 몇 번은 글을 지우고 싶은 충동도 들었다. 괜히 나서서 피로만 쌓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계속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특정 정치인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보다 프레임이 앞서고, 검증보다 반복이 우선되는 방식이 굳어지면, 이후 어떤 사안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 나는 이 구조 자체가 위험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최소한 내가 확인한 범위 안에서는 사실을 기록하고, 왜곡된 주장에는 근거를 들어 반박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재명이라는 인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 완벽하거나 흠결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가 어떤 방식으로 공격받고 있는지를 보면, 단순한 정책 실패나 행정 논란의 차원을 넘어선 집요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질문하게 된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무엇이 그렇게 불편한가. 그 질문은 다시 자료를 보게 만들고, 구조를 보게 만든다.
나는 조직에 속한 활동가가 아니다. 공식적인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경력도 없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료를 읽고, 정리하고, 기록할 뿐이다. 때로는 이 일이 아무 의미 없는 싸움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미 마음을 정한 사람들에게 사실은 중요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누군가는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침묵하면, 남는 것은 왜곡된 이야기뿐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언문이 아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보고, 듣고, 확인한 것을 정리하는 개인적인 기록에 가깝다. 시간이 지나 이 기록이 어떻게 읽힐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적어도 나는 지금, 감정이 아닌 사실과 구조를 기준으로 판단하려 애쓰고 있고, 그 과정에서 침묵보다는 기록을 선택하고 있다. 그 선택이 옳은지에 대한 평가는 나중의 몫이겠지만, 지금의 나는 이렇게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